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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작은 계획 - 호기심건축사

 올해의 작은 계획 - 호기심건축사

올해는 지리산 노고단에 오를 계획을 세웠습니다. 성삼재 휴게소에서 시작하는 노고단 코스는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라고 여겨 왔지만, 개인적으로 쉽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노고단 대피소를 거쳐 노고단까지 쉬엄쉬엄 간다면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리라 생각하지만, 두 번이나 입구에서 돌아와야 했던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첫 방문은 성삼재휴게소가 막 운영을 시작하던 해였고, 노고단 등산로가 입산 금지된 기간이라 실패했습니다. 몇 년 뒤 화엄사를 다녀온 뒤의 두 번째 방문에서도 화엄사 뒤로 흐르던 옅은 구름이 갑작스러운 폭우로 바뀌어 다시 실패했습니다. 이처럼 쉽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날씨의 변수 때문입니다. 성삼재휴게소의 해발고도는 1090m, 노고단은 대략 1500m대로 약 400m를 오르는 코스이나 이미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대인 만큼 예보와 상황에 따라 언제든 변수가 생깁니다. 이번에는 어떤 상황과 마주할지 멀리 내다보게 됩니다. 사실 주말마다 수리산을 찾는 이유 중 하나도 노고단 당일치기 산행을 위한 준비의 일환이기 때문입니다. 수리산의 태을봉 앞 병풍바위에서 바라본 슬기봉의 풍경은 언제나 제 마음을 다잡게 만들고, 5월부터는 슬기봉을 거쳐 태을봉과 관모봉을 잇는 종주코스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성삼재-노고단 코스는 슬기봉까지 다녀오는 산행과 비슷하다고 느끼지만, 지리산의 위력은 여전합니다. 그래서 주말마다 충분한 준비를 갖추려 애쓰지만, 바쁜 일정으로 주말이 지나가 버린 날에는 사무실이 있는 지식산업센터의 계단실을 오르기도 합니다. 어둡고 인적 없는 피난계단이어서 창이 없는 구조로, 이용자도 없어 어둠 속에서 혼자 야간 산행하는 듯한 분위기를 느낍니다. 이런 환경은 생각보다 힘들지만, 노고단을 쉽게 오르려면 이 정도의 인내가 필요하겠지요. 요즘은 피할 수 있는 어려움은 굳이 마주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보편적이지만, 쉽게 시작한 일일지라도 때로는 예기치 않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때마다 어려움을 이겨낸 경험은 앞으로의 상황을 견디는 귀중한 자산이 됩니다. 때로는 어려움을 즐기는 자세로 나의 미래를 위한 든든한 체력을 다져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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