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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ICON) - 호기심건축사

 아이콘(ICON) - 호기심건축사

대학시절 미학이라는 개념과 현대미술의 흐름에 대한 정보를 전해준 책은 진중권 작가의 미학 오디세이였다. 미학 오디세이 1~3권과 노성두 작가의 서양미술사 강의는 미술을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다듬어주는 중요한 경험으로 남아 있다. 서점에서 다양한 책을 묵혀두다 한참 뒤에 읽곤 하는 습관과, 시간이 흐른 뒤에야 기억에서 떠오르는 책의 존재가 떠오른다. 벌써 십여 년 전 스위스 출신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강남 교보타워를 돌아본 날의 기억도 함께 떠올랐다. 교보문고 신간 코너에서 들고 온 책은 진중권의 아이콘이었고, 진중권은 미학을 전공하고 독일 유학을 거친 뒤 다양한 서적을 남긴 학자이지만 정치 논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 진보 진영에서의 비판과 달리 보수 논객으로 활동하는 모습도 조명되며, 책꽂이 한편에 놓인 아이콘은 쉽게 펼쳐지지 않는 존재가 된다. 씨네 21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모은 이 책은 현대철학의 새로운 개념들을 12개의 주제로 설명하지만, 출판 시점이 지나 현재는 보편화된 개념도 다수 섞여 있고 생소한 철학적 미학적 개념들도 남아 있다. 현대 미술이나 사회 현상을 해석하는 철학적 개념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특히 의미가 있다.

12장 구원에서는 구제비평의 개념이 소개되며 성경 창세기에 담긴 아담의 이름짓기 이야기가 제시된다. 사물 속에 내재된 하나님의 말씀을 인간의 목소리로 충실히 옮겼다는 해석이 강조된다. 작가의 기독교 인지가 분명하지 않더라도 성경의 깊은 의미를 알고자 하는 마음이 스며 있다. 개신교 신앙생활에 대한 독해로 읽은 챕터이지만, 내용 전체를 요약하기보다 작가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벗어난 감정이 짧게 남는다. 개인적 판단으로서 작가의 정치적 비판은 진보와 보수의 성향이 아니라 주류 세력에 대한 저항으로 읽히는 경향이 있다. 진보 정당 내 지도부 비판, 보수 언론의 보수정당 비난과 같은 모습들이 교차하며, 책을 통해 드러나는 것은 세계 자체의 진실이 아니라 바라보는 시각의 편향일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아이콘 머리말에서 드러나는 주관적 견해와 주류에 대한 예민한 시선이 남아 있다. 아웃사이더로서의 기질이 묘하게 닮아 있는 이의 마음은 유목민의 삶처럼 한 곳에 머물지 않으려는 움직임으로 남아, 어두운 세상 속에서도 언제나 빛나는 진실의 오아시스를 찾아 헤맨다는 생각을 남긴다.

# 교보강남타워 # 미학오디세이 # 아웃사이더 # 아이콘 # 진중권 # 철학매뉴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