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려는지 선선해지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이 따끈한 국물 요리인데, 오늘은 퇴근길에 제대로 된 일본식 라멘이 간절해져 연신내 멘야다이고미로 발걸음을 옮겼다. 갈현동에서 라멘으로 소문난 곳이 드물던 만큼 이곳의 정갈한 분위기와 고수의 향기가 이끌었다. 위치는 서울 은평구 통일로 899 1층으로, 연신내역 7번 출구에서 도보로 294m 정도다. 영업시간은 매일 11:30부터 21:00까지이고 라스트오더는 20:30이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문구는 자가제면이었고, 전문 제면사가 전립분과 중력분을 황금 비율로 블렌딩해 면을 뽑아낸다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전립분이 들어간 면은 껍질째 갈아 만든 통밀가루 덕에 구수한 풍미가 잘 살아 있었고, 일반 면보다 영양가가 높으면서도 톡톡 터지는 식감이 진한 육수와 잘 어울렸다. 깊고 깔끔한 국물은 어패류의 풍미가 살아 있는 와다시와 천연 재료로 우려낸 비법 돈골 스프의 조합으로 완성되어, 인공적 조미료 없이도 깔끔하고 개운했다. 차슈는 저온 로스트 숙성으로 부드럽고 담백했으며 블랙페이퍼가 더해진 풍미가 면과 함께 입 안에서 조화를 이뤘다. 돼지목살을 위생적으로 다듬고 시즈닝한 뒤 차슈가 이렇게까지 맛있을 수 있다는 점이 particularly 인상적이었다.
주문한 카라이라멘은 매콤함이 육수의 깊이를 해치지 않으면서 뒷맛을 깔끔하게 남겼고, 마라는 강한 향을 면발 속에 은근히 스며들게 해 별미로 다가왔다. 면발의 전립분 풍미와 마라의 알싸함이 어우러져 끝까지 균형이 좋았다. 곁들인 미니 돈부리 세트는 양도 넉넉해 성인 남성도 충분히 배를 채우는 구성이었다. 이곳의 제면 기술과 육수, 차슈의 품격은 연신내에서 만난 인생 라멘으로 남았고, 앞으로도 다른 메뉴까지 차근차근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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