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노 가즈아키 <건널목의 유령> 황금가지 나오키상 후보에 오른 이 작품은 1994년 말의 도쿄를 배경으로 심령 특집 기획을 맡게 된 월간지 계약기자가 열차 건널목을 촬영한 사진에 찍힌 유령의 신원을 추리해 나가는 과정을 촘촘한 필치로 그린다. 버블 붕괴 이후 불안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공포심이나 위기감을 자극하는 이야기에 대한 욕구가 치솟던 시대, 인터넷도 휴대폰도 없이 오로지 끈기와 인력에 의지해 발로 뛰어야 하는 기자의 취재 현장을 통해 당대의 사회상과 매스컴 환경이 피부에 와닿도록 실감 나게 전달된다.
별다른 단서 하나 없을 것 같은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하여 여성을 착취하는 유흥가와 조직 폭력단의 실상, 부패 정치인과 건설사의 유착 관계를 한 꺼풀씩 드러내며 집요하게 파고드는 묘사에서 사회파 미스터리 거장의 솜씨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오직 디테일의 힘과 이야기의 재미로 독자를 초자연적인 존재에 자연스럽게 다가가도록 이끄는 『건널목의 유령』은 다카노 가즈아키...
원문 링크 : 173. 다카노 가즈아키 <건널목의 유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