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밤의 정경나방은 불빛을 달빛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불을 좋아한다. 나방은 깊은 밤 검은 숲 위로 환하게 달이 떠오르면 일제히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습성이 있는 모양이다.
이러한 것은 하찮은 미물들의 이야기지만 우리라고 그 상황을 짐작 못할 것도 없다. 가령 달이 휘영청 밝은 여름밤에 이슬은 풀잎에 내리고 밤안개가 서서히 피어나서 꿈꾸듯 아련히 먼 산의 그림자를 감싸줄 때, 누군들 마음이 들뜨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럴 때면 차라리 우리의 마음도 나방이 되어 쏟아지는 달빛 속을 난다고나 할까?그러나 조심할 일이다.
달빛은 한 마리의 부나방도 불태우지 않지만 인간의 마음마저 태우지 않는다고는 말할 수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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