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산책길을 걷다 보면, 모래사장 끝자락에 자리 잡은 갯바위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곳은 파도가 가장 먼저 부딪히는 곳이자, 수많은 해양 생명들이 깃드는 작은 생태계입니다.
갯바위 사이사이에는 해조류가 자라납니다. 미역, 다시마, 바다풀들이 바람과 파도를 맞으며 흔들리는 동안, 바위 위로는 갈매기와 작은 게들이 오갑니다.
그런데 언뜻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한 갯바위와 해당화는 사실 보이지 않는 연결로 이어져 있습니다. 생태학적으로, 해조류가 바닷속에서 광합성을 통해 생산한 유기물은 파도와 함께 해안으로 이동해 육상 생태계의 영양분이 됩니다.
해당화 역시 이런 영양분을 토양 속에서 흡수하며 자라납니다. 반대로 해당화가 모래언덕을 지켜내야만 갯바위 인근 해안선이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즉, 바닷속 해조류와 바닷가의 해당화는 서로 다른 공간에 있으면서도, 하나의 생태 고리를 이루고 있는 셈입니다. 여행자가 갯바위 앞에 서서 파도를 바라볼 때, 멀리 붉게 핀 해당화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