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장을 보러 가던 도중에, 별생각 없이 대형 쓰레기 놓는 데를 보니 웬 장롱이 하나 있는 게 보였다. 요새 장롱처럼 적당히 날림 느낌이 나게 짠 게 아니라, 각 부위마다 장식 무늬가 새겨진 철편이 박힌 훌륭한 오동나무 장이었다.
겉보기로 슬쩍 견적을 내 보니 파손된 데라곤 전혀 없어서, 실수로라도 이런 대형 쓰레기 수거장에 놔둘 만한 상태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눈에 잘 띄는 데 대형 쓰레기 수거를 위한 스티커가 딱 붙어 있는 걸 보니, 버리려고 여기 놔둔 물건이란 사실은 명백했다.
'…왜 이런 좋은 장을 버리지? 아깝게…….'
하면서, 나는 장롱을 요모조모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드디어 그 이유를 발견하고, 즉시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장롱의 반쯤 열린 소형 수납칸의 문틈 사이로 이쪽의 동태를 살피는, 정체 모를 누군가의 시선과 말이다.
그 후 장 보고 돌아오는 길에 머뭇머뭇 같은 장소를 지나올 적에는, 이미 그 장롱은 사라진 뒤였다...
원문 링크 : [번역괴담][2ch괴담] 버려진 장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