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의 시간, 공간, 그리고 윤리 ‘화양연화(花樣年華)’라는 이름은 그 발음을 둘러싼 논쟁처럼, 처음부터 우리를 미묘한 혼란 속으로 이끈다. ‘화양적연화(花樣的年華)’가 원어 발음에 가깝다는 사실은 언어적 호기심을 넘어, 시간이 흐르며 단어에 덧입혀진 먼지처럼 느껴진다.
‘꽃다운 시절’. 그 이름은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있다.
꽃이 만개한 바로 그 순간을 붙잡으려는 몸부림, 그러나 우리는 안다. 꽃은 반드시 진다는 것을.
왕가위 감독의 세계는 서사의 명료함보다 분위기의 농밀함을 통해 다가온다. ‘스토리보드 없이 찍고 편집으로 완성된다’는 말은 그의 영화가 계산된 청사진이 아닌, 우연과 감정이 뒤섞인 한 편의 시와 같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남들이 좋아서 좋다고 하는” 영화가 되곤 한다. 대중적 재미를 쫓는 대신, 한순간의 아름다움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는 탐미주의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화양연화>는 단순히 두 ...
원문 링크 : 꽃이 지기 전, 기억으로 남은 욕망의 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