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달치 사유를 암기한 사람 1983년 3월 29일, 대전교도소에서 편지 한 통이 나갔다.
수신인은 형수였다. 편지에는 어머님 환후가 차도를 보인다는 것, 조카들이 건강하리라는 것, 그리고 감옥 안에서 칫솔 하나의 호의를 거부하는 어떤 사람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발신인은 신영복. 27세에 잡혀 들어가 그 시점까지 약 15년째 복역 중이었다. 무기수였다.
편지에는 고친 자국이 없다. 글씨 모양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처음 쓴 것이 그대로 최종본이었는데, 그가 어떻게 이렇게 썼는지를 훗날 대담에서 말했다. 한 달에 한 번 편지를 쓸 수 있었고, 집필은 허용되지 않았으며, 종이도 메모도 없었다.
그러니 한 달 내내 머릿속에서 썼다. "이번 달에는 이 문제에 대해 쓰자, 다음 달에는 무엇에 대해 쓰자"라고 주제를 정하고, 생각이 오면 붙잡아두었으며, "굉장히 충격적인 생각에 부딪치기도" 하면서 기록할 수 없으니 암기했다.
한 달치 사유를 머릿속에서 완성하고, 편지 쓰는 날 펜을 들었다...
원문 링크 : 감옥이 집이 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