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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하학궁이 순자에게 물려준 것들 - 직하학 연구7

 직하학궁이 순자에게 물려준 것들 - 직하학 연구7

어떤 사람이 어떤 장소를 세 번 거쳐 간다는 것은, 단순히 그가 그곳을 좋아했다거나 인연이 깊었다는 뜻이 아니다. 세 번이라는 숫자 속에는 머묾과 떠남이 반복된 흔적이 있고, 그 사이사이에 그가 무언가를 배웠거나, 혹은 무언가를 버렸거나, 아니면 버리려다 결국 붙들었던 생각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순자가 제나라 직하학궁에서 "세 번 제주(祭酒)를 맡았다"는 기록을 처음 마주쳤을 때, 나는 그 짧은 문장 안에 한 사람의 지적 생애 전체가 압축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주란 학궁에서 가장 연장자이자 가장 존경받는 학자에게 주어지는 자리였으니, 그 자리를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맡았다는 것은, 순자가 그 공간에서 단순한 방문자가 아니라 일종의 중심이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정작 순자의 사상을 들여다보면 그가 직하에서 배운 것들을 그대로 전수하거나 충실하게 계승한 흔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그는 직하의 학자들을 비판하고, 그들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고, 때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