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
요청 처리 중입니다...

그럼에도 — 욕망이 세상을 살아가게 한다

 그럼에도 — 욕망이 세상을 살아가게 한다

욕망이 굳는 자리 진료실 한 구석에 차트들이 쌓여 있다고 했다. 자살한 환자들 것만 따로 모아두었는데, 1995년에 개업했으니 삼십 년치가 되었다고 했다.

두꺼운 파일들이었다, 이름이 있고 날짜가 있고 누군가 처음으로 말을 꺼냈을 날의 기록이 있는, 버리지 않는 것들. 왜냐고 묻지 않았는데 그는 "가슴 아프다"고만 했다, 삼십 년 동안 그 앞에서 다른 말이 자라지 않은 것이었다.

그가 강남을 설명할 때마다 꺼내는 영화가 있었다. 코맥 매카시 원작의 더 로드, 문명이 무너진 세계에서 사람들이 서로의 것을 빼앗고 잡아먹는 그 영화를 그는 원시사회라는 말과 함께 꺼냈다.

원시사회로 돌아가면 사람들이 죽는다고, 강남의 어떤 부분이 그렇게 보인다고 했다. 언어가 무너진 사회라고 했다, 사기를 치고 약속을 어기고 말로 꼬드기고 돌아서는 일들이 쌓이면서 사람들이 서로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된 것.

그 이야기들이 결국 책이 되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정일의 『강남은 거대한 정신병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