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겨진 심야우체국 나폴리탄 괴담」 ---- 새벽 두 시, 바닥까지 내려온 셔터 틈으로 간헐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봉투들을 뒤척입니다. 그때마다 창구 유리 너머에 드리운 그림자는 길이를 달리하며 천천히 고개를 듭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 벨을 울려도, 절대로 응답하지 마십시오. 그 소리는 사람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었다가 남은 무언가를 부르는 소리입니다. ---- 작업대 위의 검은 인주는 결코 마르지 않습니다.
봉투 봉인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인주가 흐르는 방향을 먼저 살펴보세요. 잉크가 왼쪽으로 흘러간다면 뒤늦게라도 종이칼을 놓으십시오.
오른쪽으로 흘러간다면 손가락을 적셔도 좋습니다. 인주는 피도 독도 아니나, 중립을 택하지 않은 자의 목소리를 삼키곤 합니다. ---- 사서함 열쇠는 열쇠꽂이에 걸어두십시오.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몸이 따뜻해지면, 손잡이가 사람 살결처럼 부드러워집니다. 그때부터 열쇠가 열고자 하는 것은 서랍이 아니라 흉골 사이의 빈 공간입니다. ----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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