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을 좋아하게 된 건, 그 무렵부터였다” 맥심에서 카누로 넘어간 건 단지 커피 브랜드를 바꾼 일이 아니었다. 그건 내 인생의 리듬이 달라졌다는 신호였고, 단맛으로 버티던 시절에서 조금은 더 담담하게 하루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시기였다.
카누는 묻지 않았다. 그냥 옆에 있어줬다.
스틱을 뜯고 머그컵에 툭 털어 넣고 조용히 뜨거운 물을 붓는 순간. 향이 퍼지고, 김이 올라오고, 마음이 잠잠해졌다.
카누는 그저 거기 있었고,나는 그저 그 커피를 마시며 조금은 어른스러워졌다고 믿고 싶었다. 카누, 인스턴트지만 진심이 담긴 커피 스틱 하나로 완성되는 블랙커피 회사에서, 도서관에서, 배 안에서도… 뜨거운 물만 있으면 나만의 작은 카페 ON 텀블러에 스틱 2개, 물 250ml.
그 씁쓸한 맛과 향이 집중을 도와줬고, 가끔은 마음을 가라앉히는 약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삶이 복잡해질수록, 커피는 단순해졌다.
카누를 마시는 건 ‘커피를 마신다’보다 ‘내가 나를 컨트롤한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원문 링크 : 나의 커피 이야기 ② – 카누는 나를 어른으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