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굴뚝에서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던 하얀 수증기가 부쩍 줄어든 요즘입니다. 한때 대한민국 수출을 견인하던 대산 석유화학단지의 엔진 소리가 잦아드는 이 거대한 변화 속에서,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생존을 위한 대수술대에 오른 기업들의 성적표를 짚어봐야 할 시점입니다.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는 냉혹한 시장에서, 붉은 쇳물보다 더 뜨겁게 자본이 뭉치고 쪼개지는 현장이 바로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거든요. 적과의 동침, 혹은 살기 위한 절박한 악수 어제까지 시장을 두고 피 튀기게 싸우던 경쟁자가 하루아침에 한 배를 탔습니다.
참 특이한 광경이에요. 롯데케미칼이 충남 대산에 있는 110만 톤 규모의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을 멈추고, 아예 사업장을 떼어내어 HD현대케미칼과 합치기로 결정했습니다.
양사가 똑같이 6000억씩, 총 1조 2000억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지분을 절반씩 나누는 형태입니다. 금융위원회 저는 이 상황이 꽤 의외라고 생각했어요.
보통 대기업들은 자존심 싸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