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미나에서 아침 일찍 기차에 올랐다. 목적지는 체팔루.
팔레르모로 가는 길에 꼭 들르고 싶었던 휴양 도시다. 기차는 메시나를 경유해 서쪽으로 달린다.
메시나는 시칠리아 동북쪽에 자리한 관문 도시로, 이탈리아 본토와 섬을 잇는 현관문이다. 메시나에 경유하는 시간동안 잠시 역 앞에 동네를 둘러보았다.
창밖으로는 시칠리아의 바다가 반짝였고, 나는 곧 체팔루에 도착할 거라는 기대감으로 들떴다. 그때 함께 이동하던 리비아에서 온 아저씨가 내게 말했다.
“서두르지 마요. 천천히.”
전날 저녁 귀가길도 도와주고, 아침에는 기차역까지 태워주셨던 분이라 괜히 신뢰가 갔다. 여행은 여유지, 하는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문제가 생겼다. 체팔루 역 문이 열렸는데, 우리는 너무 천천히 움직였던 것이다.
문이 닫히는 순간, 허겁지겁 출입문을 두드리며 외쳤다. “열어주세요!
저 여기서 내려야 해요!” 하지만 시칠리아 기차는 냉정했다.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기차는 무심히 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