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6월 10일 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락 원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이고, 다른 하나는 올해 증시 상승을 이끈 AI·반도체 종목들에 대한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이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953포인트(-1.87%) 급락해 4만9918선으로 밀렸고, S&P500 지수는 1.62%, 나스닥 지수는 1.98%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낙폭이 커 불안감이 커진 점이 특징이다. 반도체 업종의 급락도 두드러졌다. AI 열풍의 최대 수혜주인 NVIDIA는 3.7% 하락했고, Advanced Micro Devices는 4.8%, Broadcom은 5% 떨어졌다. 메모리 반도체 대표주인 Micron Technology도 4.7% 하락했고 최근 5거래일 중 4일은 하락세로 마감했다.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의 흐름도 주목된다.
오라클의 실적은 나쁘지 않으나 자금조달과 Capex 문제, 유동성 우려로 -6% 이상 하락했다. 오라클 반도체 업종 흐름을 보여주는 Philadelphia Semiconductor Index는 하루 만에 3.4% 급락했다. 이는 단순한 조정으로 보이지 않고 AI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심리가 상당히 위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매도세의 배경에는 밸류에이션 부담도 작용한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반도체 기업들은 올해 들어 70~80% 이상 급등했다. 시장은 AI 산업의 성장성을 인정하되 주가가 너무 빨리 올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결국 투자자들이 수익 실현에 나서면서 차익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진 것이다. 여기에 지정학적 위험까지 더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강경 발언으로 중동 긴장이 재차 높아지면서 국제유가는 3% 이상 급등했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91달러를 넘어섰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충돌이 발생할 경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다. VIX 지수는 20을 넘기며 9.72% 상승, 불안감을 키운다.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국내 증시에도 부담이 예상된다. 반도체 비중이 큰 코스피의 영향이 크고 선물옵션 동시만기까지 겹쳐 변동성은 평소보다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하락은 AI 산업 자체의 붕괴를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단기적으로 변동성은 커질 수 있지만 장기 투자자라면 실적이 뒷받침되는 AI·반도체 기업과 단순 테마주를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국내 시장은 미국 CPI 영향과 이란 리스크, 반도체주 조정, 선물옵션 만기라는 네 가지 악재가 동시에 작용하는 날이다. 장 초반 급락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공포에 의한 투매보다는 외국인 수급과 주요 기업의 움직임을 확인하며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장은 이란의 타격 가능성 발언으로 한 차례의 불안정을 보였고, 실제 공격 여부에 따라 추가 변동성이 나타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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