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백화점에서 몽클레르 키즈 마야 패딩 가격표가 148만 원으로 찍힌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쌍둥이라 똑같이 입히려면 패딩 두 벌에 300만 원이 훌쩍 나가더라고요. 그 가격표를 본 제가 조용히 제자리에 내려놓고 나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흙먼지 구덩이에서 뒹구는 게 일상인 아이들에게 그럴 만한 여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모임에선 내 아이가 초라해 보일까 두려워지기도 했고, 퇴근길 지하철에서 무신사 키즈나 직구 사이트를 뒤적이는 제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맘카페에서 흔히 보이는 등원룩 티어표를 떠올리면, 프리미엄 육아템으로 가르는 계급 의식이 작동하는 것을 실감합니다.
초고가 명품에서부터 국민템까지 구분된 목록을 보며, 아이를 위한 소비가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인지가 자꾸 꼬이고 말았습니다. 디올 베이비 유모차나 펜디 키즈 같은 500~700만 원대의 아이템은 하이엔드의 언저리에 위치하고, 스토케·부가부 같은 고가 브랜드도 있습니다. 반면 골든구스 키즈나 크록스, 아디다스 등은 비교적 실용적 선에서 표가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표를 바라볼 때마다 저의 마음은 한숨으로 무거워집니다. 저출산 시대를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허세와 경쟁 속에 많은 부모가 지출 부담에 시달리고 있죠.
저희 쌍둥이는 아직 크록스에 뉴발란스 바람막이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과도한 욕심으로 비싼 옷을 입혀 놀이터에서 짜증을 내게 하는 상황은 피하려 합니다. 아이들 앞에서의 자존심 싸움보다, 가족의 진짜 가치를 더 크게 보려 노력합니다. 며칠 전 어린이집 체육대회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입은 것이 명품인지 SPA 브랜드인지에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다만 함께 손을 잡아주고 계주를 하는 아빠 엄마를 보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로 웃더군요.
저는 명품 의류나 고가의 유모차를 사는 대신, 이번 주말에 아이들과 근교 펜션에 가서 고기를 구워 먹고 물놀이를 함께 즐기는 시간을 선택할지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웃는 모습에서 얻는 행복이, 물질적 가치가 만들어 내는 자랑스러움보다 훨씬 더 깊고 오래 남는다는 확신을 오늘도 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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