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은마아파트 사거리에서 25분간 길바닥에 갇혀 있다가 겨우 집에 돌아왔고, 쌍둥이들의 학원이 서로 15분 정도 엇갈려 좁은 골목길을 두 바퀴나 돌고 나서야 아이들을 차에 태울 수 있었다는 경험을 떠올리며 글을 시작한다. 예전에는 역세권이나 숲세권 같은 말이 집값의 핵심이라고 믿었지만, 지금은 학군지 한복판에서 진짜 서열이 무슨 기준으로 매겨지는지 뼈저리게 느낀다. 셔틀버스가 멈추는 곳은 곧 대장 아파트를 가르는 경계였고, 실제로 대치동의 래미안대치팰리스나 도곡렉슬 같은 단지들은 셔틀이 정문 안쪽이나 차 없는 지하 주차장 드롭존까지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조금만 단지와 거리가 있거나 세대수가 적은 곳은 노선에서 벗겨져 아이들을 대로변까지 데려가야 하는 상황이 많다. 밤 10시 대치역에서 한티역까지의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 같았고, 차들 사이를 피하고 때로는 비상등을 켜고 운전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가슴을 쥐어뜯었다. 이로 인해 더 많이 주고받더라도 셔틀세권 아파트로 이사하고 싶은 엄마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게 된다. 목동이나 중계동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며, 학원가와의 거리보다 유명 학원 셔틀버스가 우리 단지 정문 앞을 지나가느냐가 전세가를 좌우한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현장에서는 역세권보다 셔틀 접근성이 더 큰 변수였고, 이를 정리한 2026년 학원 셔틀 기준의 급지표를 보며 씁쓸함을 느낀다. 1위는 단지 내 드롭존으로 라이딩이 사실상 필요 없고, 2위는 정문 바로 앞 횡단보도에서의 대기, 3위는 큰길 건너 대로변에서의 승하차가 가능하나 밤에는 차를 가져가야 하는 경우, 4위는 노선 밖으로 셔틀이 없어서 매일 주차 전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요약된다. 이 표를 떠올리며 앞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치열해질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하고, 제 쏘렌토가 언제까지 골목길에서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때로는 공기 좋은 외곽으로 이사 가고 싶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뒷좌석에서 단어장을 외우다 꾸벅꾸벅 졸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면 포기하기 어렵다. 내일도 퇴근하자마자 저녁을 대충 차려 먹이고 픽업 전투에 다시 뛰어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오늘 밤도 눈을 꼭 감아 본다. 내일은 은마 쪽의 차 막힘이 조금이라도 덜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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