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주식 앱을 켰다. 온통 파란색으로 화면이 도배되자 당황스러운 마음에 눈을 여러 번 비비고 상황을 곱씹었다. 쌍둥이들 기저귀 값을 아끼려던 평범한 30대 직장인 아빠의 계좌에 오늘 같은 하락은 정말 가혹했다. 코스피가 무려 8% 넘게 빠지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현장을 실시간으로 목격했고, 동료들의 “지금 당장 손절하라”는 반응에 주변 분위기는 한껏 급박했다. 그러나 점심시간에 혼자 찬물 한 잔을 마시며 멘탈을 다잡고 보유 종목을 조금 더 담아 보았다. 남들이 모두 떠날 때 왜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는지, 하루 종일 데이터를 뒤지며 얻은 솔직한 마음을 덤덤하게 기록해 본다. 멘탈 관리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으면 좋을 듯하다.
나스닥 선물이 금요일에 -5.34% 급락했다는 소식은 주말 동안 하락 분위기를 예고했다. 하루에 5%가 넘는 하락은 이례적으로 보였고, 데이터 조회를 통해 2000년대 이후의 기록을 확인했다. 총 52번이나 비슷한 폭락이 있었지만, 그중 다수는 닷컴 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로, 전체 맥락이 왜곡될 여지가 있었다. 그러한 구간을 제외하고 일반 하락장 직후를 다시 살펴보니, 첫 폭락 이후 6개월은 평균 +15%, 1년 뒤는 +20% 수준으로 반등이 작용했다. 이 수치를 확인하는 순간, 지금의 하락이 실체가 없는 허상인지 의심이 들었고, 과열을 식히는 과정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의 하락은 구조적 붕괴라기보다 조정의 성격에 가깝다는 확신이 조금씩 선다.
엔비디아 루머의 해석도 한 차례의 반전으로 다가왔다. 반도체 주식이 하락한 결정적 요인은 해외 증권가의 보고서였고, 베라루빈에 탑재되는 LPDDR5X가 52TB에서 27TB로 줄인다는 소식이 나왔다. 처음엔 매도 심리를 자극하는 소식으로 받아들여 가슴이 내려앉는 느낌까지 들었으나, 추가 분석을 통해 상황은 달라졌다. 탑재량 축소의 원인은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 아니라 공급 부족으로 공급 가능량을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조정이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로써 반도체 수요의 정점이 꺾인 것이 아니라, 공급망 제약으로 인한 단기적 조정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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