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집에 돌아와 냉장고 문을 열어보는 일이 습관처럼 굳어 버렸다. 아이들 밥 달라는 소리에 매일 반찬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식재료에서 냄새가 조금만 나도 바로 조심스러워진다. 쌍둥이들의 입맛이 까다로워서 소량의 냄새라도 곧바로 반응이 나타나고, 들기름처럼 향이 중요한 재료는 특히 조심스러워진다. 얼마 전에는 큰 유리병 들기름으로 나물을 무쳤다가 뚜껑 입구가 끈적이고 쩐내 같은 냄새가 남아 버리는 일이 있었다. 산패 걱정에 반 이상 남은 기름을 버렸던 경험은 보관의 어려움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했다.
그러다 산방포유의 저온압착 생들기름을 만나게 되었다. 투명한 플라스틱 펌프 용기에 50ml씩 두 개가 소분되어 들어 있는 에어리스 용기이다. 밑에서 밀어 올리는 구조가 공기 접촉을 차단해 산화를 늦추는 것이 핵심이다. 일반 들기름은 뚜껑을 열 때마다 공기가 들어가 산패가 쉬운 반면, 이 용기는 펌핑할 때마다 내부 진공 공간이 줄어들어 신선함이 유지된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갓 짠 것 같은 풍미가 느껴지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쌍둥이들의 반찬에 들어갈 원재료 역시 꼼꼼히 확인한다. 이 제품은 뒷면에 국내산 들깨 100%로 표시되어 있어 안심이 된다. 또한 고온으로 볶아 짜낸 기름이 아니라 저온압착 방식으로 짜낸 냉압착 생들기름이다. 맑은 황금빛이 떠오르고 뚜껑을 열어 살짝 눌러보면 산뜻하면서도 깊고 고소한 향이 확 퍼진다.
도토리묵 무침을 만들어 도토리묵을 탱글하게 썰고 아삭한 오이를 채 썰어 간장 베이스 양념에 버무린 뒤 산방생들기름을 쭉 짜 넣었다. 펌프형이라 양 조절이 편하고, 기존 유리병처럼 기울이면 흘러내리거나 미끄럽게 흐르는 일이 없다. 한 입 먹어보니 도토리묵의 쓴맛을 생들기름의 깔끔하고 진한 고소함이 한층 살려 주었다. 미끌거림 없이 풍미가 잘 떨어져 입안이 만족스러웠다. 아이들도 맵지 않게 무쳐 내니 오이와 묵을 포크로 쉽게 집어 먹었다.
직접 비교해 본 결과 기존 들기름과 산방생들기름은 보관 방식과 사용 편의성에서 차이가 뚜렷하다. 일반 유리병은 통째로 기울이면 흘러내리기 쉽고 병 옆면으로 흘러 번거롭지만, 에어리스 용기는 원하는 양만 깔끔하게 떨어진다. 소용량인 점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절감된 산패 위험과 위생적 편리함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 가격대가 다소 있는 편이지만, 아이들 식재료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충분히 합리적이다. 주말에는 남은 들기름으로 비빔밥이나 들기름 막국수를 해 보려 한다.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방치되던 들기름 냄새를 한 번씩 확인해 보면서, 에어리스 용기로 바꿔 보는 것도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오늘도 바쁜 업무와 육아를 병행하는 가정에 맛있는 밥이 차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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