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영화에는 다양한 공포가 등장한다. 귀신이 나오기도 하고, 연쇄살인범이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런은 조금 다르다. 이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는 너무나도 가까운 사람이다. 바로 엄마다. 영화는 태어날 때부터 여러 장애를 가지고 휠체어 생활을 하는 클로이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클로이는 외딴 집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아간다. 엄마는 딸을 정성껏 돌보고, 공부도 직접 가르치며 헌신적인 보호자처럼 보인다. 처음에는 따뜻한 가족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어느 날 클로이는 식탁 위 장바구니에서 수상한 약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이 믿어왔던 일상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영화는 숨 막히는 긴장감으로 관객을 끌고 간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더 무서웠던 이유는 영화 속 이야기가 완전히 허구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자녀를 의도적으로 아프게 만들거나, 병이 없는 아이를 환자로 꾸며 평생 곁에 두려는 사례들이 종종 보도되곤 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지만 사실은 집착과 통제에 가까운 관계. 그래서 런은 괴물이 등장하지 않아도 충분히 공포스럽다. 영화를 보다 보면 점점 이런 생각이 든다. 정말 딸을 사랑하는 걸까? 아니면 딸을 잃고 싶지 않은 자신의 욕망을 사랑하는 걸까? 주인공 클로이가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관객 역시 답답함과 긴장감을 함께 느끼게 된다. 런은 화려한 액션이나 거대한 반전보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으로 승부하는 영화다. 그리고 그 압박감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추천할 만한 작품. 다만 부모와 자식의 관계, 통제와 집착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이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이기도 하다. 괴물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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