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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투표제의 역설, 고려아연 사태가 던진 숙제

 집중투표제의 역설, 고려아연 사태가 던진 숙제

소액주주 권익 보호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집중투표제'가 예상치 못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본래 취지는 소액주주들이 힘을 합쳐 자신들이 원하는 이사를 이사회에 진입시킴으로써 대주주의 전횡을 견제하는 데 있다.

그러나 최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 제도는 정반대의 목적으로, 즉 현 경영진의 방어 수단으로 활용되는 이례적인 사례를 남겼다. 이로 인해 국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길은 다시 한번 복잡한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

상황은 '스튜어드십 코드'의 첨병을 자처해 온 국민연금에게 특히 곤혹스러운 질문을 던진다. 원칙적으로 집중투표제 도입에 찬성 입장을 견지해 온 국민연금은 지난 1월과 3월 열린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 측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 변경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는 소수주주권 강화라는 제도의 순기능을 고려한 원칙적 결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결정은 최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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