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시력이 다르듯 존재의 어둡고 습한 부분을 유독 잘 보는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남들은 찾지도 못하는 얼룩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남들은 듣고도 들을 줄 모르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
감각이 그쪽으로 유별나게 발달한 사람들. 나는 신우가 그런 사람이었다고 믿는다.
신우는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본 것이다. 내가 듣지 못한 것을 들었고, 듣지 않은 것까지 알았을 것이다.
강렬하고 압도적인 그것에서 눈과 귀를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부모님의 불화때문에 신우가 자살했으리라 생각하진 않는다.
불화는 특별하지 않다. 죽고자 마음먹은 자에게 죽지 말라는 말이 무슨 소용 있는가.
사람은 특별하거나 다르지 않다. 고양이나 물고기나 화분, 장난감이나 청소기처럼 높은 데서 떨어지면 깨진다.
신우를 미워하지 않기 위해 신우의 자살을 이해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미워하고 싶지 않다.
욕이라도 해주고 싶다. 죽지 말았어야했다.
우린 서로 나쁜 말을 주고받았다. 신우가 왜 죽었는지 알고 싶어서 시...
원문 링크 : 비상문_최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