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전환점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찾아오곤 한다. 우리에게는 그 순간이 2018년 27살, 한여름 어느 날 찾아왔다.
일상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싶다는 가벼운 충동이 연료가 되어, 내 마음속 비행기는 이륙 신호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여정이 나와 남편 그리고 98년식 갤로퍼와 함께한 유라시아 횡단이다.
어느 날 뜬금없이 자동차 타고 세계여행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나의 제안에 구 남친(현 남편)은 짧은 고민도 없이 단번에 기각했다. 나는 충동치곤 아쉬움이 제법 컸지만 그 마음도 잠시, 며칠 만에 잊고 일상을 살아가던 중 구 남친은 갑자기 “자동차 타고 세계여행 갈래?”
라며 역제안을 했다. 당연히 내게 망설일 이유 같은 건 조금도 없었다.
계획은 단순했다. “분단국가이니 북한으로는 갈 수 없겠고, 동해에서 러시아로 넘어가 몽골 들르고, 중국은 패스하고, 유럽 적당히 슥슥 구경하고 갈 수 있는 만큼 가보자!”
말하는 이는 아무렇지 않은데 듣는 이가 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