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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그렇게

 천천히 그렇게

뭘 그린건지 모르겠다. 그냥 지금 나의 심정인 것 같다.

나는 보이지 않는 얼음집 안에 갇혀 있는 것 같다. 나가고 싶은데 나가지지 않는 얼음집 안에서 나는 초조하게 서 있다.

이 얼음집의 문은 왠지 점선이 있는 모서리 부분 같다. 거기로 걸어가기만 하면 금새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저 점선은 어쩌면 위로 솟은 게 아니라 수평으로 펼쳐진 길인 것 같다. 이쪽으로 오라는 화살표 같다.

나는 고개를 들고 조금만 방향을 틀어서 걸어나가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고개를 살짝 드는 것도, 점선을 향해 몸의 방향을 조금만 트는 것도 쉽지가 않다.

결국 나는 또 벳자타 못 가에 38년째 누워서 지내던 병자의 이야기로 돌아가게 된다. 벳자타 못 가에서 병자를 고치시다 그 뒤에 유다인들의 축제 때가 되어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예루살렘의 ‘양 문’ 곁에는 히브리 말로 벳자타라고 불리는 못이 있었다. 그 못에는 주랑이 다섯 채 딸렸는데, 그 안에는 눈먼 이, 다리저는 이, 팔다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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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천천히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