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섬이는 늘 그렇듯 5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회색 담요 위는 이제 완전히 섬섬이의 고정석이 되어버렸고, 오늘도 편안하게 몸을 말고 잠들어 있었다.
그 옆에서 옥수는 벽에 기대 앉아 있었다. 함께 지낸 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섬섬이의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눈빛은 자리를 탐내는 듯하면서도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오늘도 고정석은 섬섬이 차지였고, 옥수는 그 옆에서 조용히 고민만 이어갔다.
집 안의 하루는 그렇게 고양이들만의 작은 질서 속에 흘러갔다. 섬섬이는 늘 그렇듯 5년째 고정석을 지키고 있었다.
회색 담요 위는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라, 옥수도 알면서도 은근슬쩍 탐내곤 한다. 그런데 내가 옆에 있으니 눈치가 보였는지, 오늘은 정면 승부는 포기했다.
내가 안 봤으면 자리를 뺏었을 수도 있었다. 대신 슬금슬금 커튼 밑으로 머리를 밀어 넣더니, 어느새 꼬리까지 쏙 사라졌다.
그 와중에 하얀 엉덩이가 커튼에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