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일동 바삭한 돈까스와 후루룩 모밀 전문점 가가와(かがわ) 배고파, 근처에 맛집 없어요? 점심을 대충 떼우려던 날이었어요.
아는 형 회사에 볼일이 있어 들렀다가 시계를 보니 딱 점심 시간이더라고요. “근처에 돈까스 잘하는 집 있어.”
한마디가 마음을 움직였고, 발이 먼저 가가와 쪽으로 향했어요. 젖은 보도블록에 회색 간판이 묵직하게 서 있고, 유리문 안쪽으로는 김과 소리와 움직임이 얇게 겹쳐 보였어요.
문 옆 화이트보드엔 원재료와 조리 방식 같은 문장들이 손글씨로 빼곡했고, 그 몇 줄이 이 집의 태도를 미리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오늘의 선택 카이젠모밀돈까스세트 안으로 들어서니 메뉴판을 훑고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시스템이었어요.
버튼 몇 번 눌러 카이젠모밀돈까스세트 두 개. 진동벨을 쥐며 자리를 잡으니, 유리 부스 안쪽에서 직원들이 고기를 다듬고 반죽을 굴리고, 누군가는 면을 헹구고, 누군가는 접시를 데워요.
바쁜데도 급하지 않은 손놀림이 좋았어요. 벽 한편엔 ‘かがわ’ 로고 옆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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