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번에 대설산 야생 고수홍과 함께 들어온 벽라춘이 정말 궁금했고 기대감이 한껏 올라간 상태였다. 봉투를 열자마자 향이 맛있다고 외치고 싶을 만큼 건엽의 정직한 우마미향이 먼저 다가왔다. 향기부터 감칠맛이 폭발했고 덕분에 또다시 기대감이 솟구쳤다. 고슬고슬한 하얀 솜털들이 참 귀엽고, 향이 날아갈까 걱정될 정도로 밀봉을 꼼꼼히 했다. 차잎을 물 위에 떨어뜨리자마자 스르륵 내려앉아 깜짝 놀랐는데, 그 스무스한 흐름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동영상을 찍고 싶었지만 순식간에 일이 끝나버려 불가능했고, 맛은 처음 맹물 같다가도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물에 비례해 고소하고 깊은 녹차 맛으로 변했다.
잎이 예뻐서 어떻게 땄을지 상상도 안 되었고, 물을 더 부으니 차탕이 탁해지며 맛이 5배쯤 더 진해진 것도 놀라웠다. 솜털이 많아 보일 만큼 어린 잎의 매력이 대단했고, 그 솜털이 몸에 좋다던 말도 실감났다. 마신 뒤 찻잔의 벽에 남은 여린 잎의 베이비 솜털까지 달라붙어 있어 또 한 번 감탄했다. 이 차도 너무 맛있어서 바로 사진을 찍어 아멍님에게 보내주자 자동으로 유혹이 커졌다. 그래서 대설산 야생 고수홍과 명전 동정 벽라춘, 그리고 낙엽처럼 생겼지만 냉침하기 좋은 야생 자아백차를 함께 소분 포장해 보냈다.
포장하며 벽라춘은 지켜야 한다며 살짝 진공해 소분했고, 내 벽라춘은 더 소중하니 포장기로 눌러 재포장했다. 뜯었지만 다시 봉해진 벽라춘이 보였고, 보이차 애호가들처럼 한편씩 주는 방식과 홍차 녹차를 함께 주는 모습이 새로웠다. 중국의 대륙 마인드 기운이 느껴져 나도 여러 번 다른 방식으로 음미해 볼 수 있었고, 맛있는 차를 나누기도 했다. 진짜 하나하나 튀는 모습 없이 가지런한 잎들 속에 작아도 잎맥과 섬유질이 남아 녹지 않고 씹히는 질감이 특이했다. 여려 잎이지만 향과 맛은 좋고, 후운으로 미약한 산미가 남아 그도 참 매력적이었다. 좋은 건 너 다 해~ 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나 역시 모두가 맛있게 마시고 있다는 점에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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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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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철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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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벽라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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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한쪽이라도나눠먹는거야
원문 링크 : ‘26 명전 동정벽라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