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방 안 가득한 꽃향으로 아침을 맞이했다. 난향이 섞인 은은한 향기가 내 하루를 시작하게 해 주었고, 꽃이 피기까지 시간이 걸린 만큼 오래 피어 있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방을 더 가꿨다. 울 집 대엽풍란의 꽃감을 감상하며 5송이가 모두 활짝 피어 있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한층 좋아졌다. 향기 또한 아주 깨끗하고 상쾌했다. 내년에도 예쁘게 피어줘 라는 작은 바람을 함께 남겼다. 센차도 052 saeakari를 우려 보온병에 담아 두고, 건엽향의 담백한 김구이 향을 떠올리며 한 차례 차를 내렸다. 멜로시라를 떨어뜨렸더니 색이 갑자기 진해져 놀랐다. 예전에는 무색무취로 느껴졌는데 어떤 차는 붉은색이나 노란색으로 변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엔 전혀 변화가 없기도 해서 변화 조건이 무엇인지 계속 궁금해지곤 한다.
오늘은 길 위를 따라 시작부터 오토바이가 잔뜩 지나갔다. 마치 아직도 허용 여부를 확실히 모르던 분위기 같았지만, 말은 금지된 듯했고 오토바이는 당연히 금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을 보내고 난 뒤 나는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말랑한 흙 구간은 거의 없고 쩍쩍 갈라진 논이 많아 걷는 재미는 다소 줄었지만, 그래도 걷는 동안 건강이 좋아질 거라는 기대를 품었다. 어제 본 새와 오늘도 같은 줄의 새를 보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가을의 댐은 산책길을 따라 물을 모아두었고, 지나갈 때마다 외국의 풍경 같아 보였으며 여전히 예쁘다는 느낌이 들었다. 차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와 얼음에 부어 마신 센차는 더 맛있게 느껴졌다. 사에아카리는 보리차나 옥수수차 같은 친근한 맛으로 부드럽고 순했다. 차가 차갑게 식을수록 더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오늘은 센차를 9종 다 마신 날이었고, 몇 달에 걸쳐 하나씩 맛보느라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이제는 몇 년치 센차를 다 마신 기분이다. 이제는 센차 외의 다른 차들도 부지런히 시도해 보려 한다. 오늘의 작은 일상이 이렇게 끝나며, 내일도 또 다른 차와 함께 작은 즐거움을 찾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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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eak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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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차도
원문 링크 : 26.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