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영 #강지영편집장님 #GQ 꽃처럼 웃었던가 연달아 이별 소식을 듣는다. 감기 전의 두통처럼 진작부터 조짐이 보이던 것도 있고, 센바람에 쾅하고 닫힌 창문처럼 갑작스러운 것도 있다.
어떤 경우건 이별은 힘들다. 얼빠지고 넋이 나가는 데다가 누구 얘기처럼 '마음이 아프다가 마음이 슬프다가 마음이 없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죽을 것 같기도 한 날들이 반복되면서 마음은 넝마가 된다. 나는 애인과 헤어진 친구를 만나서, 함께 그 남자를 욕하거나 끝내길 백 번 잘했다고 부추기지 않는다.
인사불성이 될 만틈 함께 술을 마시고 끌어안은 채 울지도 않는다.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진다'며 다른 남자를 소개하지도 않는다.
'보고 싶어서 잠이 안 온다'는 문자를 받으면 '집에 와'라고 답을 보낸다. 친구는 새벽 4시에 덜마른 머리인 채로 맨발에 프로스펙스 슬리퍼를 신고 온다.
그 얼굴은 절박하지만 나는 그냥 하던 일을 한다. 고양이도 잠이 든다는 새벽 4시에 친구...
원문 링크 : GQ December -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