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없는 날 산 사람은 이사를 하고죽은 이는 이장을 한다 속이기로 한다면 오늘이 그날이다 달력에 없는 날이니, 넌 울고 갈 것이다 속임수를 알아채는 귀신같은 애인이여 모르는 사이에 바뀌어져 찾지 못하는 숨겨진 슬픔으로 남아 조금씩 더 커가는 “손 없는 날”은 민간신앙에서 귀신이나 악귀가 돌아다니지않아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길한 날을 의미한다. 그러니까손 없는 날은 귀신들에게 없는 날처럼 속여서 인간의 편리와 안전을 도모하는 날이다.
세속에서는 이날을 골라 혼례라든가 이사, 개업 등의 중요한 행사를 시행한다. 그런데 더욱 주목되는발상은 "산 사람은 이사를 하고 죽은 이는 이장을 한다”는 구절에 나타나 있는 삶과 죽음의 공존성이다.
물론 산 사람이 이사를 하며 죽은 이를 이장하는 것도 산 사람의 몫이다. 하지만중요한 것은 산 사람이 이사를 하듯이 죽은 이도 이장을 하면서자신의 존재 기반을 옮겨서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산 사람과 죽은사람은 함께 공존하면서 생활하는 셈이...
원문 링크 : 오후의 시차 손 없는 날 염창권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