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 치는 밤에 나무가 부러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수호신처럼 마을 입구를 지키던 나무였다 사람들은 부러진 나무를 빙 둘러싸고 서서 각자의 시간을 떠올린다 소망과 악담, 비밀을 한데 모으면 한 그루의 나무가 되었다 무엇이 나무를 부러뜨린 거지? 기껏해야 밤이었는데 우리가 미래나 보루 같은 말들을 믿지 않았던 게 아닌데 슬픔의 입장에서 보면 나무는 묶인 발이다 그제야 주먹을 꽉 쥐고 있던 나무가 보였다 바람이 나무를 흔들었다고 생각해?
나무는 매일같이 바람을 불러 자신을 지우고 있었어 발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마음이 매달려 있어서 기억의 입장에서 보면 나무는 잠기거나 잘린 얼굴이다 간절히 씻고 싶었을 얼굴을 생각한다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안희연의 <단어의 집>을 보고 그 단어 하나를 톺아보며 쓴 글들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작가의 깊이 있는 시선에 놀라웠는데 그 이후 알게 된 건 그녀가 시인이었다는 것이다.
함축된 언어로 표현된 글들은 쉽지 ...
원문 링크 :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안희연 시집 -폭풍우 치는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