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이로아 작가의 신작《너를 미워했던 여름》은 담담한 문장으로 인물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 온 작가의 스타일을 이어 간다. 이번 작품에서도 연제와 한겸의 마음이 뒤섞인 연제의 연대기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며 독자를 마지막 페이지까지 끌고 간다. 세상은 연제의 엄마를 ‘무당’이라 부르지만 연제는 엄마가 진짜 무당이라고 믿지 않는다. 빠른 눈치와 그럴듯한 말, 스스로 만든 세계관으로 사람들의 불안을 다뤄 온 사람일 뿐이다.
그러던 엄마가 혼수상태에 빠진 뒤 천사가 나타나 ‘엄마의 재주’를 빌려주겠다고 말한다. 이후 연제는 친구 한겸의 과거와 미래에 놓인 죽음의 순간들을 보게 된다. 한겸은 어릴 적부터 여러 차례 죽음의 고비를 넘긴 인물로, 스무 살이 되면 죽음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어 온다. 한겸의 엄마는 아들이 지금까지 무사했던 것은 부적 덕분이라고 믿고, 연제는 그 간절함을 외면하지 못해 문양만 흉내 낸 가짜 부적을 건넨다.
그러나 한겸에게 닥칠 죽음이 선명해질수록 연제가 믿어 온 세계는 흔들린다. 엄마의 일이 사실은 진짜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가짜 부적으로는 한겸이 스무 살을 맞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한겸을 죽음에서 구하고 싶은 마음과 그 죽음에 얽힌 엄마를 향한 마음이 서로 엇갈리면서 연제는 끝내 답을 찾지 못하고 미안함은 차츰 미움으로 바뀐다. 누군가의 죽음을 미리 본다는 설정은 살리고 싶으면서도 원망하게 만드는 마음, 외면하려 해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마음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연제의 여름은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들로 채워지고 가장 피하고 싶었던 선택 앞에서 오래 머뭇거린다. 지금의 선택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든다는 믿음 속에서 소중한 사람과 자신의 고통 불안을 외면하려는 연제의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 낸다. 이야기를 통해 선택 앞에서 자신을 몰아세우기보다 때로는 일어날 일을 받아들이며 오늘을 견뎌 내도 괜찮다는 용기를 청소년 독자에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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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래빗홀] 너를 미워했던 여름 - 이로아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