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전라북도 완주군 소양면에 자리한 오성한옥마을의 아원고택과 소양고택을 찾았고, 6월이 이 두 고택을 가장 빛나게 만드는 계절임을 느꼈습니다. 종남산 자락의 기암괴석 아래 펼쳐지는 짙은 신록과 대나무 숲 바람, 낡은 기와지붕과 현대적인 갤러리가 어울리는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 같았습니다. 이 마을은 가짜로 만든 테마파크가 아니라 수십년 된 한옥들을 원형 그대로 이축해 운영하는 곳이라 각 공간이 살아 있는 역사였습니다. 마을 입구의 돌담길을 걷다 보면 도시의 소음이 차단되고, 대나무 잎 소리만이 남아 여유를 되찾게 만들었습니다. BTS의 서머 패키지 촬영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이 공간은 BTS가 없어도 충분히 감동을 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원고택은 갤러리와 고택 숙박으로 나뉘고, 낮 시간에는 방문객이 입장료를 내고 갤러리와 외부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갤러리의 한국화와 현대미술은 미니멀한 건축 공간과 고풍스러운 한옥이 만나는 독특한 조형미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갤러리 앞 물웅덩이와 지붕선이 반영된 풍경은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으로, 시간과 빛에 따라 매 순간 그 모습이 달랐습니다. 동선은 갤러리에서 고택으로, 다시 마당과 정원으로 이어지며 공간 하나하나를 체험하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천지인-만휴당, 사랑채-연하당, 안채-설화당, 별채-천목다실, 뮤지엄으로 구성된 아원고택은 조선 시대 공간 철학을 그대로 품고 있었습니다. 250년 된 한옥에서의 숙박은 낮의 관람을 넘어 고요한 밤의 독점을 선사했고, 정성스러운 조식이 아침의 여운을 더해 주었습니다. 노키즈존과 주차, 동선 등 방문 전에 알아두면 좋은 팁도 자세히 적혀 있었고, 6월의 흐린 날이나 비 온 뒤 맑아지는 날에는 초록빛이 더 선명하다고 느꼈습니다. 소양고택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완주 1호 독립서점인 현장과 은은한 조명이 흐르는 혜온당에서의 마무리, 그리고 순두부 골목의 맛은 이 여행의 온기를 더했습니다. 전주에서 차로 가까운 이곳은 당일 코스나 1박 2일 코스로 충분했고, 소양고택의 독립서점과 고즈넉한 분위기는 느리게 머물며 책을 읽고 싶은 분들에게 특히 좋습니다. 6월의 초록이 가득한 이 공간에서 마루에 앉아 바람 소리를 들으며 시간을 멈춘 느낌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이곳은 직접 와서 머무를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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