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상북도 상주 경천섬을 찾았던 순간을 이렇게 기억한다. 낙동강 한가운데 떠 있는 섬 하나가 봄과 여름의 황금빛으로 물드는 모습은 상주의 대표 힐링 코스로 자리매김했고, 6월에는 유채꽃과 금계국이 섬을 노란 카펫으로 덮었다. 강이 섬을 둘러싸는 요새 같은 풍경은 발을 들이는 순간 세상과 단절된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경천섬은 20만여 평의 생태 섬으로, 상주보 상류의 하중도이며 낙동강의 흐름을 따라 형성된 자연 섬이다. 마치 4대강 사업의 흔적을 뒤로하고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한 이곳은 남북 약 1km, 동서 350m 안팎의 나비 모양으로 펼쳐진다. 방송에 소개되며 유명세를 얻었고, 입장료와 주차료는 모두 무료다. 자전거와 킥보드 대여가 가능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제격이다.
섬으로 들어가는 길은 두 다리가 있다. 서쪽의 범월교와 동쪽의 낙강교인데, 낙강교는 국내 최장 보도 현수교로 길이 약 345~354m에 이른다. 다리를 건너면 섬의 수상 탐방로가 이어지는데, 높이와 수면이 거의 맞닿아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체험을 준다. 탐방로는 총 975m로 국내 최장 수상탐방로이고, 유모차와 휠체어도 무리 없이 다닐 수 있도록 잘 정비돼 있다. 경천섬은 네 가지 코스로 구성된 강바람길을 갖추고 있으며, 제1코스인 9.6km 코스는 2시간 30분가량 걸리고 건강 트레킹으로도 인기가 높다.
섬 내부의 꽃밭과 잔디광장은 매 계절 다채롭다. 봄에는 유채꽃과 꽃잔디, 6월에는 금계국과 야생화가 섬을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수상 탐방로 옆의 풀밭에서도 야생화가 피어나 별도로 화단을 찾지 않아도 된다. 2025년에는 범월교에 경관분수가 설치되고 중앙부에 특화정원이 추가돼 볼거리가 늘었다. 여름에는 플라이보드 워터서커스와 낙동강 수상투어버스, 물놀이장이 운영되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에 특히 좋다. 피크닉을 즐길 수 있도록 그늘나무와 편의시설이 충분하고, 주말 이른 시간에는 한적함을 만끽하기 좋다.
경천섬을 한눈에 담고 싶다면 학전망대를 빼놓을 수 없다. 비봉산 언덕에 자리한 이 전망대는 높이 11.9m의 유리 난간 구조물로 강의 파노라마를 제공한다. 특히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오후 늦게의 풍경이 아름다워 일몰 사진을 많이 남긴다. 주차는 협소하니 회상나루 관광지 주차장을 이용하고 도보로 올라가면 된다. 망대 주변에는 낙동강 옛길의 역원·주막을 주제로 한 공간과 문학관, 드라마 촬영지까지 어울려 짧은 역사 산책도 가능하다.
교통은 대중교통으로도 충분히 편리하다. 상주터미널에서 시내버스로 경천대·회상나루 방향으로 가되 시간표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차를 가져간다면 경천섬 공원 주차장은 무료이니 내비게이션에 “경천섬 공원 주차장”을 입력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상주에서의 마지막은 지역의 맛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명실상감한우는 상주축산농협 직영 매장으로, 한우탕과 육회비빔밥 등 합리적 가격대의 메뉴를 제공한다. 경천섬과 상주를 잇는 하루 코스로, 6월의 황금빛과 강바람의 시원함을 함께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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