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 꽃인데 꽃 같지 않은, 에린지움을 만났다 6월의 정원에서 가장 많이 질문을 받는 식물이 있다. "이거 꽃이에요?
선인장이에요?" 처음 에린지움(Eryngium)을 마주친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하다.
분명히 꽃이라고 하기엔 너무 날카롭고, 그렇다고 잎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름답다. 꽃잎은 없다.
대신 뾰족한 가시 같은 포엽(苞葉)이 별처럼 방사형으로 펼쳐지고, 그 중심에는 촘촘하게 모인 작은 꽃봉오리들이 구형(球形)으로 뭉쳐 있다. 전체적인 색감은 차갑고 단단하다.
은빛이 도는 메탈릭 블루, 혹은 스틸 그레이에 가까운 청보라. 마치 자연이 아니라 어떤 조각가가 금속을 깎아 만든 것처럼.
씨홀리(Sea Holly)라는 영문 이름처럼 해변가 바위 틈에서도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이 식물은, 지금 한국의 모던 가드닝 씬에서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핵인싸 식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에린지움이란?
— 식물학적 배경부터 짚고 가자 에린지움은 미나리과(Apiace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