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주르륵, 주르륵 내리던 날. 5월 3일, 우리는 어버이날을 조금 앞당겨 함께 모였다. 엄마가 췌장암 진단을 받으셨기 때문에, 어디서나 식사할 수는 없었다.
엄마의 몸이 조금이라도 편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산 중턱, 조용한 산성 근처의 식당을 골랐다. 입맛을 걱정했지만, 엄마는 나름대로 한 숟갈, 또 한 숟갈...
천천히, 하지만 분명하게 식사를 하셨다. 그 모습이 어쩐지 더 안쓰럽고 더 고마웠다.
곧 요양병원으로 가야 한다. 항암치료를 위해선 체중 유지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다행히 엄마는 생각보다 덜 빠지셨다.
그나마 조금 안도했다. 북적이는 식구들 틈에서 나는 조용히 엄마 아빠 얼굴을 바라보았다.
언젠가부터 더 작아진 어깨, 희끗해진 머리카락, 여전히 웃고 있는 얼굴이었지만 그 얼굴엔 세월이 고스란히 내려앉아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서는 길, 나는 난생처음 아버지를 안아드렸다.
“아빠, 건강하세요. 아프지 마세요.
제발요.” 그 말을 꺼내는 순간, 참았던 눈물이 터졌...
원문 링크 : 엄마가 아프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