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렸다. 원래도 늘 맑지는 않았다.
이전에도 때때로 비가 내렸지만 그래봤자 하루도 채 이어지지 못하고 다시금 해가 떠올라 따사로워졌다. 그런데 이 비는 달랐다.
조금 긴 장마일까 싶었던 비는 몇 년이 지나도 그치지 않았고, 비를 계속 퍼붓는 구름 탓에 해는 늘 떠오른 상태로 햇살을 내리쬐어주었지만 우중충한 구름에 막혀 땅에 채 닿기도 전에 바스러졌다. 조금씩 고이는 빗물을 흘려보내던 땅도 더 이상은 무리라는 듯 비를 받아들이지 못하기 시작했고, 땅 위의 생기는 빛을 잃어가고 물은 여태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를 게워내며 역류했다.
땅 위에는 물이 고이고, 고이고, 또 고여 그 형체를 잃어갔다. 그것은 더 이상 땅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바다도 아니었다.
그 늪지는 땅과 바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다. 생명들을 잉태하고, 떠받쳐주며 자라날 수 있게 하지 못하고 죽어나가기만 했으니 땅이 아니었고, 햇살에 반짝이기는커녕 사체를 떠오르게 하는 빛깔과 악취를 풍겨 다양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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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늪지 : 단편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