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점점 더 중간지대를 허락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지지하지 않으면, 곧 반대자로 간주되고, 침묵은 비겁함으로 해석된다.
영화 시빌 워는 바로 이 양분된 시대의 가장 끔찍한 상상을 확대시킨 작품이다. 단지 픽션으로 보기엔 지금 이 세계의 또 다른 뉴스 헤드라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적 상상력이 아니라 다가올 미래의 기록처럼 느껴진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미국이라는 국가의 해체가 있다. 이념과 감정, 정치와 생존이 얽힌 내전 상황을 배경으로 종군기자들이 그 한복판을 가로지른다.
그들은 전쟁의 발화지로 향하는 여정 속에서 단순한 관찰자이기를 포기해야만 한다. 기자라는 이름으로 진실을 좇지만, 그 진실이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서만 확보된다는 모순을 떠안는다.
종군기자는 언제나 딜레마 속에 있다. 직업적으로 시체를 보게 될수 있다.
죽음을 쓴다. 그러나 어떤 죽음은 기록할 수 없고, 어떤 고통은 말로 다 옮길 수 없다.
시빌 워는 이 점을 잔인할 정도로 건조하게 그린다. 시체더미 위에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