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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세의 첫사랑, 시간을 전시하는 영화 첫사랑 관람평 리뷰

 이명세의 첫사랑, 시간을 전시하는 영화 첫사랑 관람평 리뷰

시간이 전시된 듯한 화면의 마술 이명세 감독의 첫사랑을 보고 있으면 줄거리를 따라간다기보다 먼저 어떤 공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영신의 일방적인 감정선이 분명 중심에 놓여 있는데도, 이상하게 이 영화는 인물보다 풍경을 먼저 기억하게 만든다.

골목과 다방, 학교와 연습실, 그 시절의 의상과 소품들이 현실의 생활공간이라기보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오래도록 보관된 전시물처럼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어느 지역의 근현대사 박물관 한편에 정성스럽게 꾸며 놓은 디오라마를 들여다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다만 그것은 정지된 모형이 아니라, 빛과 음악과 인물의 움직임이 함께 살아 있는 디오라마다. 이명세 감독 특유의 인공적인 화면 구성과 색감은 현실을 날것 그대로 재현하려는 태도와는 조금 다르다.

오히려 현실 위에 기억과 감정을 덧입혀, 첫사랑이라는 말이 불러오는 막연한 떨림을 눈앞의 이미지로 바꾸어 놓는다.(하긴, 첫사랑의 필터링은 누구나 가지는 것이잖아?)

그래서 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