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서울 강남의 한 시중은행 지점에서 100달러 지폐가 동났다. 환율이 급락하자 ‘지금이 기회’라는 판단이 한꺼번에 움직였고, 그 결과는 지극히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외환시장 전체로 보면 미미한 사건일 수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항상 규모가 아니라 방향이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달러 부족’이 아니다. 은행의 설명처럼 물리적 수급 문제는 일시적이었다.
진짜 신호는 따로 있다. 환율이 내려왔는데도 불안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환율 하락에도 달러를 사는 이유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30원 넘게 떨어졌다. 숫자만 보면 안정이다.
그러나 개인과 기업의 행동은 정반대였다. 환율이 떨어지자 달러 매수 수요가 몰렸다.
이는 전형적인 방어적 매수다. 더 싸졌기 때문이 아니라, 다시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시장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 단기 매도, 속도 조절은 ‘급한 불’은 끌 수 있다. 하지만 방향에 대한 확신을 바꾸지는 못한다.
시장은 이미 ...
원문 링크 : 달러가 동난 날, 환율은 숫자가 아니라 ‘심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