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저림은 혈액순환 문제로 단정하기 어렵다. 실제로 손발 저림의 상당 부분은 신경에 문제가 생겼을 때 나타난다. 말초신경, 척추 신경, 뇌 신경 중 어느 곳에 이상이 생겼느냐에 따라 원인이 달라진다. 혈액순환 장애는 저림보다 통증이나 차가운 물에서 색 변화 같은 현상으로 더 자주 나타난다.
저림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흔한 것은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손목 안쪽 신경이 눌리면서 엄지와 검지 쪽 저림이 생긴다. 설거지나 가사일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느낀다. 당뇨가 있으면 말초신경병증을 주의해야 하는데, 혈당이 오랜 기간 높으면 신경이 손상되어 저림과 감각 저하가 생길 수 있다. 양쪽이 대칭적으로 저리면 당뇨 합병증 가능성이 있다. 목이나 허리 디스크로 신경이 눌려도 저림이 생길 수 있는데, 목 디스크는 팔과 손으로, 허리 디스크는 다리와 발로 증상이 퍼진다.
뇌에 혈액이 공급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뇌세포가 손상되면서 손발 저림이 나타난다. 이 경우 특징은 급작스러운 시작이다. 멀쩡하다가 한쪽 손이나 발이 갑자기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경우가 많고, 저림뿐 아니라 말이 어눌해지거나 어지럼증, 한쪽 눈 시야 문제가 동반되기도 한다. 일과성 허혈 발작은 뇌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풀리면서 저림이나 언어장애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현상이다. 증상이 사라졌다고 안심하면 안 되며 치료가 늦어지면 실제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증상 가능성이 높은 원인으로는 엄지 검지 쪽 저림이 야간에 심하고 양쪽이 대칭적일 때는 당뇨나 신경 문제를 의심하고, 갑작스러운 한쪽 발작, 말 어눌함, 얼굴 한쪽 처짐, 심한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반면 서서히 양쪽에 오는 저림은 당뇨 합병증이나 다른 신경 문제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신경과 외래 진료를 받는 것이 적합하다. 손발 저림을 혈액순환 문제로 넘기다 골든타임을 놓치거나 당뇨 신경병증이 악화되면 감각을 잃는 등 중대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저림이 반복된다면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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