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
요청 처리 중입니다...

할머니 편히 쉬세요. 사랑해요.

 할머니 편히 쉬세요. 사랑해요.

“내 죽으면 두건 쓰고 꺼이꺼이 할끼라?”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할머니는 가끔 이런 말을 하셔서 어리둥절 했었다.

활짝 웃으시며 이 말씀을 하시는 할머니를 보고 나는 주로 “할머니는 안 죽어~~” 이랬던 것 같다. 89세로 세상을 떠나신 우리 할머니. 내가 첫 손자라 추억이 참 많다.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자주 못 찾아뵀지만 기억이 날 때부터인 나이가 40년 전이니 추억이 많을 수밖에. 내 키보다 큰 홍두깨로 큰 상에 밀기루 반죽을 척척 쳐대면 내 한 아름 팔보다 커다란 칼국수 반죽이 나오는 걸 시간가는 즐 모르고 쳐다봤다.

시골집 사랑방에 모기장을 치고 들락날락 장난치느라 모기 안으로 다 들여보내고 자기 전에 옛날 얘기 해달라고 졸라대면 맨날 똑같은 녹두영감 얘기에 찡찡대며 ‘아 다른 거어~~~’ 하면서 칭얼대다 품에서 잠들었다. 소죽 끓이는 아궁이 위로 뛰어넘다가 혼나고, 개구쟁이가 되고 나서 할머니가 한참 바쁠 때 논두렁에 빠져서 진흙투성이로 갔더니 처음으로 욕도 먹어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