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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왜 피어나는가?

 꽃은 왜 피어나는가?

술에 취한 밤, 길가에서 마주친 장미에 대하여 술에 조금 취한 밤이었다. 기분 좋게 붕 뜬 상태라기보다는, 말없이 가라앉은 마음을 따라 조용히 걷고 있던 길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은 낯익었지만, 그날따라 어딘가 낯설게 느껴졌다. 가로등 불빛은 흐릿하게 흔들리고, 바람은 묘하게 조용했다.

그렇게 걷다가 문득, 시선이 멈춘 곳. 작은 화단 한편에 장미가 피어 있었다.

화려하거나 도드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존재는 어두운 밤공기 속에 무심하게 잠겨 있는 듯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눈이 갔다. 일부러 보려 한 게 아닌데, 보게 되었다.

마치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무언가가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그 앞에 멈춰 서서, 오래도록 그 장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꽃은 왜 피어나는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도, 사랑을 받기 위해서도, 칭찬을 듣기 위해서도 아니다. 꽃은 때가 되어 피어날 뿐이다.

시간과 계절, 공기와 햇빛이 스치면, 꽃은 묻지 않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