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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낙엽

낙엽이 모여 있었다. 내가 보러 가지 못한 가을이 그렇게 조용히 쌓여 있었다.

퇴근길 길가에 가로등 불빛이 얇게 드리웠고, 바랜 잎들이 그 아래에서 겹겹이 눌어 있었다. 며칠 사이 공기의 결이 달라졌다는 걸 몸이 먼저 알아챘다.

숨이 차갑게 빠져나오고, 손등이 조금 식어 있었다. 나는 그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

가을을 보러 가야지, 조금만 더 여유가 생기면 나가야지 그렇게 미뤄둔 말들이 낙엽 사이에서 조용히 굳어 있는 듯했다. 낙엽은 이미 떨어져 있었고 나는 이제야 그걸 보고 있었다.

계절은 늘 먼저 지나가고 내가 확인하는 건 언제나 그 뒤쪽이었다. 바람이 짧게 스쳤다.

낙엽 몇 개가 작게 움직였고 그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아 더 겨울 같았다. 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뒤에는 낙엽이 남아 있었고 앞에는 조금 차가운 공기가 있었다. 올해의 가을을 나는 놓쳤지만, 누군가는 이 짧은 계절을 제때 잘 붙잡았기를.

짧았던 만큼, 더 달콤했기를. 2025.11.19...

원문 링크 : 낙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