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긋지긋한 독수공방은 집어치우고, 사람 냄새 가득한 멀티 불선선으로 뛰쳐나왔다. 수많은 협객들과 어깨를 맞대고 합을 겨루니, 비로소 강호의 활기가 온몸을 감싸는구나.
허공을 가르는 수많은 검기, 삼삼오오 모여 내공을 나누는 따스한 손길, 왁자지껄한 인파. 오직 나홀로 세상의 짐을 짊어진 듯 외롭게 걸어온 협객행 끝에 마주한 이 풍경은 가슴 한 구석을 묘하게 울컥하게 만들었다.
(다들 여기서 정모하고 있었네.. 나만 빼고...)
나는 인파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냅다 바닥에 드러누웠다. 한쪽 팔꿈치와 발끝만으로 전신의 무게를 지탱하는, 보기만 해도 오장육부가 뒤틀릴 것 같은 기이한 자세.
남들이 보면 벌을 서는 줄 알겠지만, 이것이야말로 천하제일의 내공을 쌓기 위한 고행의 길이다. 그때, 수많은 인파 속에서 유독 눈부신 협객 하나가 내 시선을 강탈했다.
화려하게 흩날리는 초식도 일품이었으나, 무엇보다 나를 이끈 것은 바로 그녀가 걸치고 있는 저 의복..! 내가 입은 것과 같은 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