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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독증·읽기부진 아이, 읽기 연습보다 먼저 필요한 것

 난독증·읽기부진 아이, 읽기 연습보다 먼저 필요한 것

부모 마음은 아이의 읽기 발달이 조금만 더디게 느껴질 때 조급해지기 쉽다. 그러나 난독증이나 읽기부진 아이의 핵심은 “지금 당장 잘 읽느냐”가 아니라 글자를 뇌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가이다. 이들 아이에게 글자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글자와 소리의 연결을 이해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많다. 글자를 한 덩어리로 보거나 자음 모음을 분리해 처리하지 못하거나 소리와 글자 사이의 매핑에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그래서 종이 학습지나 반복 읽기만 강화하면 좌절감이나 회피 행동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자석 글자가 도움이 되는 이유는 먼저 다감각 학습(multisensory learning) 방식으로 눈으로 보면서 손으로 만지고 위치를 바꾸는 과정이 함께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자음과 모음을 분리해 인식하고 글자의 순서가 소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직접 체험하게 된다. 둘째로는 틀려도 괜찮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점이다. 지우개처럼 지울 필요가 없고 흔적이 남지 않는 자석 글자 덕분에 “틀리면 안 돼”라는 긴장이 줄고 글자를 다루는 데 마음이 놓인다. 회피하던 아이나 실패 경험이 많았던 아이에게 특히 중요한 요소다. 셋째로 읽기 전 단계 능력을 탄탄하게 다져 준다. 읽기는 글자 아는 것뿐 아니라 음운 인식, 글자 결합 이해, 의미 단위로 묶어보는 능력이 선행된다. 자석 글자로 단어를 만들고 바꿔보며 문장을 완성하는 놀이는 이 기초 능력들을 자연스럽게 자극한다.

이 아이들에게 자석 글자 놀이는 ‘공부’가 아니라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글자를 배웠는데 읽기가 잘 늘지 않는 아이, 책 읽기를 싫어하거나 회피하는 아이, 쓰기보다 조작 활동을 더 좋아하는 아이, 난독증이나 읽기부진이 의심되지만 아직 평가 전인 아동에게도 적합하다. 읽게 만들기보다 이해하게 돕는 것이 먼저이며,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느냐”이다. 자석 글자는 읽기를 강요하지 않고 한글의 구조와 소리를 스스로 발견하게 돕는 도구로,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읽기를 시작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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