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의 정수빈은 원래 숙명여대 통계학과에서 금융권 취업을 꿈꾸던 평범한 여대생이었다. 남자친구 한지승에게 재미 삼아 당구를 배우며 인생이 뒤바뀌는 경험을 하더니, 큐를 잡고 단 1년 반 만에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이 속도는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어렵다는 평이 많았다.
그가 가진 별명은 '김가영 킬러'다. 당구 여제로 불리는 김가영을 상대로 번번이 승리해붙은 명칭이다. 두께 하나, 당점 하나에 모든 승부가 걸리는 대목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며 경기들을 관전하는 사람들마저 숨을 멎게 만든다. 대회가 없는 날에도 하루 서너 시간, 많게는 열 시간씩 큐를 놓지 않는 모습이 이 별명을 낳았다.
정수빈은 올 시즌 데뷔 네 시즌 만에 생애 첫 결승 무대를 밟았다. 8강에서 김가영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한 뒤 값진 결승에 올랐고 상대는 45세의 베테랑 임경진이었다. 풀세트 접전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10년 뒤엔 우승을 밥 먹듯이 하겠다"는 당찬 다짐은 여전히 힘이 되었다. 건강과 도전의 가치를 강조한 백세토르의 말처럼, 나이나 시기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용기를 내는 일은 여전히 아름답다.
정수빈의 향후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크다. 첫 우승 소식이 하루빨리 들려오길 바라며, 앞으로의 활약이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꿈을 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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