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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견 보호자는 산책 중 네잎클로버를 찾을 시간이 없어요.

 노견 보호자는 산책 중 네잎클로버를 찾을 시간이 없어요.

오늘은 비와 달리 화창한 날이었어요. 어제 산책을 못 나가서 말자는 오늘의 산책을 정말 기대하고 있었고, 그동안의 노력으로 말자의 피부병은 거의 끝나가고 있어요. 얼룩덜룩한 흉터를 가리기 위해 예쁜 옷도 입히고 산책을 나갔죠. 밖에 나오자마자 쉬와 응가를 하는 말자 덕에 응가 봉투를 들고 다니는 일이 반가웠고, 오늘은 집 근처 공원으로 가려 했어요.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공원은 도시가스 공사로 인해 입구가 막혀 있었고, 결과적으로 오늘의 산책은 아파트 단지 코스로 결정됐죠. 아파트 단지의 보도블록은 깔끔하고 산책하기 편해서 마음에 들었고, 말자의 발도 덜 더러워져서 더 좋아하는 코스 중 하나였어요.

산책 도중 화단에서 우연히 네잎클로버를 발견했어요. 저는 숨은 그림 찾기를 잘 못해 한 번도 찾아본 적이 없지만, 어딘가에 숨어 있을 네잎클로버를 찾고 싶었죠. 이마에 난 천자를 보며 열심히 쫓아봤지만 30초도 채 지나지 않아 말자는 걱정처럼 보채며 가자고 하더군요. 깽 소리가 얼마나 큰지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고, 결국 네잎클로버 찾기는 포기하고 다시 산책을 이어 갔어요. 말자는 나이가 많아 오래 걷지 못했고,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발에 붙은 풀이 얼마나 많았는지 사진을 찍으려 해도 가만히 있지 않았어요. 발을 닦으려 해도 마찬가지였고, 이렇게 생생한 모습으로 남겨진 시간이 다가올수록 더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말자는 집에 돌아오면 하울링을 하고, 한마디씩 나름의 대답을 하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서운하게 다가왔어요. 노견과 함께한다는 건 매일 내 자신의 숨은 모습까지 마주하게 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말자의 셀프 미용과 발톱 관리, 중이염 관리, 약 욕풀코스로 미안함을 덜려 애쓴 하루였고, 다행히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내일은 말자와 좀 더 조용한 산책을 해보려 해요. 너보다 내가 이 동네에서 더 오래 살아야 하거든요.

# 노견 # 노견산책 # 노견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