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부모가 예전처럼 말하지 않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예전엔 이것저것 해라 저것도 해라 밥은 먹었니 언제 들어오니 잔소리도 많고 기대도 많았는데 이제는 아무 말도 안 하고 관심도 전 같지 않고 그냥 두는 상태가 납니다. 이게 더 낯선 이유는 편해진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허전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 변화는 지켜보는 이에게도 같은 무게로 다가옵니다.
저도 부모님의 변화를 보면서 왜 갑자기 아무 말도 안 하지 싶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나고 나니까 하나는 확실하더군요. 이건 믿어서가 아니라 지쳐서 내려놓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첫 번째 순간은 “말해도 바뀌지 않는다고 느낄 때”인데, 모든 부모는 처음부터 포기하지 않습니다. 걱정을 담아 말하기도 하고 계속 신경 쓰고 기대하면서 기다립니다. 그런데 이게 반복되면서 말해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느끼는 순간 조금씩 말을 아끼고 줄이게 됩니다. 이건 포기라기보다 더 이상의 에너지가 남아 있지도 마음이 닿지도 않는 상태입니다.
두 번째는 “기대가 부담으로 돌아온다고 느낄 때”인데, 부모 입장에서도 기대하는 게 항상 편한 건 아닙니다. 기대할수록 실망도 커지고 관계도 어색해지는 순간이 생깁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기대를 줄이는 게 아니라 아예 내려놓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건 부모님께서 자식과의 관계를 지키기 위한 방식이기도 하죠. 세 번째는 “그냥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게 될 때”인데, 부모가 기대를 접는 순간은 크게 바라는 게 없어지는 시점입니다. 성공과 결과보다 그냥 큰 문제 없이 잘 지내기만 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바뀌면서 잔소리도 줄고 기대도 줄어듭니다. 이건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방식이 달라진 상태입니다.
결국 이 관계는 이렇게 정리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기대를 접는 순간은 사랑이 줄어서가 아니라 지쳐서 내려놓은 상태일 수 있습니다. 반복 부담 변화 이 세 가지가 겹치면서 기대가 조용히 사라지게 됩니다. 결국 이겁니다. 잔소리가 줄어든 게 아니라 기대가 줄어든 상태입니다. 이걸 놓치면 편해진 줄 알았던 관계가 사실은 멀어진 관계일 수 있습니다. 혹시 부모가 예전보다 아무 말 안 하게 됐다고 느낀 적 있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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